스피노자(Baruch de Spinoza, 1632-1677)는 스페인에서 유입된 유태인 공동체의 일원으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났다. 스페인에서 망명한 유태인들을 '마라노'라고 불렀는데, 당시 공화주의와 칼뱅주의가 지배하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마라노들에겐 낯선 곳이었다. 스피노자는 이런 암스테르담에서 자유정신을 배워나갔다.
24세가 되던 해, 스피노자는 파문을 당했다. 유태인이 믿고 있던 인격적인 신을 전면적으로 거부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는 신과 자연은 동일한 범신론(Pantheism)을 주장했다.
파문을 당한 후 그는 렌즈를 갈면서 여생을 보낸다. 금욕적으로 보이지만 당시 렌즈 제조는 최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이었다. 1673년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정교수로 부르지만 스피노자는 가지 않는다. 자신의 삶과 철학을 위해 익명의 저자로 한평생을 살았고, 그의 주 저서인 『에티카(Ethica)』는 그의 사후에 지지자들에 의해 조심스럽게 간행되었다. 에티카의 초본은 금서로 정해져 바티칸 서고에 있다.
『에티카』명언
1.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신 안에 있으며 또한 신에 의하여 파악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신은 자신 안에 있는 것들의 원인이다. 이것이 첫 번째 점이다. 다음으로 신 이외에는 어떠한 실체도 존재할수 없다. 곧 신의 외부에서 자체로서 존재하는 어떤것도 존재할 수 없다. 이것이 두 번째 점이다. 그러므로 신은 모든 것의 내재적 원인이지 초월적 원인은 아니다.
-<1장 - 신에 대하여>
2. (...) 다음으로 이 이론은 신의 완전성을 소멸시킨다. 왜냐하면 만일 신이 목적을 위하여 작용한다면 그는 자신의 결여하는 어떤 것을 필연적으로 욕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물론 신학자들과 형이상학자들은 필요의 목적과 동화의 목적을 구분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신이 피조물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모든 것을 행한다고 인정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창조 이전에는 신을 제외하고는 신이 목적으로 삼아서 작용하는 아무것도 제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신이 어떤 것을 위하여 수단을 마련하려고 했다면, 신은 그 어떤 사물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욕구했음을 그들은 필연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1장 - 신에 대하여>
3. 인간 정신을 구성하는 관념의 대상은 신체이거나, 또는 오직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어떤 연장의 양태일 뿐이다.
왜냐하면 만일 신체가 인간 정신의 대상이 아니라면 신이 우리들의 정신을 구성하는 경우에 한해서는 신 안에 없지만, 신이 다른 것의 정신을 구성하는 한에서는 신 안에 있기 때문이다. 곧 신체 변용의 관념이 우리 정신 안에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신체 변용의 관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인간 정신을 구성하는 관념의 대상은 신체이며 그것도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신체이다.
-<2장 - 정신의 기원과 본성에 대하여>
4. 사물을 우연이 아니라 필연으로 고찰하는 것은 이성의 본성에 속한다.
사물을 참답게 지각하는 것, 즉 사물을 그 자체로, 다시 말해서 우연이 아니라 필연으로 지각하는 것은 이성의 본성에 속한다.
-<2장 - 정신의 기원과 본성에 대하여>
5. 각 사물이 '자신의 존재안에서 지속하고자 하는 성향(코나투스, conatus)'은 그 사물의 현실적 본질일 뿐이다.
각 사물의 주어진 본질에서 여러 가지가 필연적으로 생긴다. 그리고 사물은 자신의 일정한 본성에서 필연적으로 생기는 것 이외의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그러므로 각 사물이 홀로 또는 다른 것과 함께 행하거나 행하고자 하는 능력이나 성향, 즉 각 사물이 자신의 존재 안에서 지속하고자 하는 능력이나 성향은 그 사물의 주어진 또는 현실적인 본질일 뿐이다.
-<3장 - 정서의 기원과 본성에 대하여>
6. 우리들이 자유라고 표상하는 사물에 대한 사랑과 증오는 원인이 똑같을 경우에는 필연적인 사물에 대한 사랑과 증오보다 한층 더 크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들이 자유라고 표상하는 사물은 다른 대상없이 자신에 의하여 지각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만일 우리들이 이러한 사물을 기쁨이나 슬픔의 원인으로 표상한다면 그로 인하여 우리들은 그것을 사랑하거나 증오할 것이다. 더욱이 주어진 정서에서 생길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이나 증오를 가지고 그것을 사랑하거나 증오할 것이다. 그러나 만일 이 정서의 원인인 사물을 필연적인 것으로 표상한다면, 우리들은 그것 단독으로가 아니라 다른 사물과 결합하여 이 정서의 원인을 표상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 사물에 대한 사랑과 증오는 한층 더 적을 것이다.
-<3장 - 정서의 기원과 본성에 대하여>
7. 자유인은 결코 죽음을 생각하지 않으며 그의 지혜는 죽음이 아니라 삶에 대한 성찰이다.
자유인, 즉 이성의 명령에만 따라서 생활하는 사람은 죽음의 공포에 이끌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직접적으로 선을 욕구한다. 즉 그는 자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기초에 따라 행동하고 생활하며 또한 자기의 유를 보존하기를 욕구한다. 그러므로 그는 죽음에 대해서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지혜는 삶에 대한 성찰이다.
-<4장 - 인간의 예속 또는 정서의 힘에 대하여>
8. (...) 만일 인간이 신념을 버림으로써 현재 죽음의 위험에서 해방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자신의 유를 보존하려는 이성은 무조건 신념을 버리라고 권할 것이 아닌가? 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대답하겠다. 즉 만일 이성이 그것을 권한다면 이성은 그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권한다. 그러므로 이성은 절대적으로 사람들에게 오직 간사하게 계약을 맺고 힘을 결합하며 공통의 법을 갖기를, 즉 실제로 공통의 법을 갖지 않기를 권한다. 이것은 불합리하다.
-<4장 - 인간의 예속 또는 정서의 힘에 대하여>
9. 수동적인 정서는 우리가 그것에 대해 명석 판명한 관념을 형성하는 순간 더 이상 수동적이지 않다.
수동적인 정서는 혼란된 관념이다. 그러므로 만일 우리들이 그 정서에 대해서 명석 판명한 관념을 형성하면, 이 관념과 오직 정신에만 관계되는 한에서의 정서 사이에는 관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정서는 더이상 수동적이지 않다.
-<5장 - 지성의 능력 또는 인간의 자유에 대하여>
10. (...) 이제 여기에 이르는 것으로서 내가 제시한 길은 매우 어렵게 보일지라도 발견될 수는 있다. 또한 이처럼 드물게 발견되는 것은 물론 험준한 일임이 분명하다. 만일 행복이 눈앞에 있다면 그리고 큰 노력 없이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서 등한시되는 일이 도대체 어떻게 있을수 있을까? 그러나 모든 고귀한 것은 힘들 뿐만 아니라 드물다.
-<5장 - 지성의 능력 또는 인간의 자유에 대하여>
-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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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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