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충(王充, 27~100?)은 한나라 때 사상가이다. 우발성에 대한 사유를 통해 목적론적 세계관을 부정하였다.
인간의 행위가 우주자연의 움직임에 영향을 준다는 사상을 부정하면서, 고결한 지식이 있다한들 우주에서 예외적인 위치에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의 모든 이론은 구체적인 확증과 실험을 통해 됫받침되었고 후대 비판정신의 길을 제시함으로써 많은 사상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왕충은 중국에서 주목받지 못하다가 20세기에 들어와 과거에 대한 반발, 과학적 사유가 강해지면서 관심을 받게 되었다. 그의 사상은 85편에 이르는 『논형』으로 전해지고 있다.
『논형』명언
1. 사람이 관직에 나서는 것은 봉록을 탐하는 데 목적이 있지만 예의의 말로는 도를 행하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사람이 장가드는 것은 욕망을 추구하는 데 목적이 있지만 예의의 말로는 어버이를 봉양하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한다. 관직에 나가면서 노골적으로 먹을 것을 이야기하고 장가들 때 노골적으로 욕망에 대해 말할 수 있겠는가? 공자의 말은 자신의 실정을 그대로 드러내어 숨기려는 생각이 없으며 의리의 이름을 빌리지도 않는다. 이것은 평범한 사람이지 군자는 아니다.
2. 유학자들은 하늘과 땅이 의도를 가지고 인간을 낳았다고 하지만, 이 말은 허황된 것이다. 대체로 하늘과 땅이 기를 합할 때, 인간은 우발적으로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다. 그것은 부부가 기를 합할 때 자녀가 저절로 생겨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부부가 기를 합하는 것은 당시에 자녀를 얻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정욕이 발동하여 합한 것이며 합한 결과 자녀를 낳은 것이다. 부부가 의도를 가지고 자녀를 낳는 것이 아니라는 것으로 하늘과 땅이 의도를 가지고 인간을 낳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 대체로 하늘이 의도를 가지고 인간을 낳을 수 없다면, 하늘이 만물을 낳은 것 역시 의도를 가지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늘과 땅이 기를 합하면 만물이 우발적으로 저절로 생겨나는 것일 뿐이다.
3. 거미가 줄을 쳐두면 날벌레가 지나가다 벗어나는 것도 있고 잡히는 것도 있다. 사냥꾼이 그물을 쳐놓으면 짐승들이 떼 지어 달리다가 잡히가도 하고 빠져나가기도 한다. 어부가 강이나 호수의 고기를 그물질하다 보면 잡히는 것도 있고 빠져나가는 것도 있다. 간교한 도적이 큰 죄를 지었어도 발각되지 않기도 하고 작은 죄를 돈으로 면제 받으려다가 발각되는 경우도 있다.
4. 만약 군주의 마음을 헤아려 유세할 내용을 조절하여 존귀한 지위를 얻었다면, 이것은 잰다라고 하지, 마주친다고 하지는 않는다. 봄에 종자를 심고 곡식이 자라나면 가을에 수확하여 곡식을 거두는 경우나, 어떤 것을 구해서 그것을 얻고 일을 해서 그것이 완수되는 경우는 마주친다고 하지 않는다. 구하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이르고 하지 않았는데도 일이 저절로 완수되어야 마주친다고 이야기한다.
5.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정기(精氣) 때문이다. 사람이 죽으면 정기는 소멸한다. 정기가 되는 것은 혈맥이다. 사람이 죽으면 혈맥이 마르고, 혈맥이 마르면 정기가 소멸하며, 정기가 소멸하면 육체가 썩고, 육체가 썩으면 재와 같은 흙이 된다. 어찌 귀신이 되겠는가?
6. 대저 인간은 밖으로 드러나는 겉모습과 내면의 인격으로 비로소 형성되는데 세상만물이 그 겉모습은 예쁘고 화려해 보이지만 실속이 없고, 속은 꽉 차고 여물어서 내실이 탄탄해지지만 그 겉모양은 빛나지 않는 것이다.
7. 대체로 하늘이 개별자를 움직일 수는 있으나, 개별자가 하늘을 움직일 수 있을까? (...) 인간이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것은 마치 벼룩이 옷 속에 있는 것과 같고, 개미가 굴 속에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벼룩과 개미가 이리 뛰고 저리 날뀌지만 옷 안과 굴 속의 기를 움직일 수가 있겠는가? 벼룩과 개미는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런데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개별자와 기의 이치를 명확히 알지 못하는 것이다.
8. 저자의 책방에서 글 읽기를 즐기니, 눈길을 주어 책을 보면 주머니와 상자에 담아두는 것과 같다.
9. 군자는 호랑이를 두려워하지 않고 비방하는 자의 입을 두려워 한다.
10. 노력은 가난을 이길 수 있고, 신중을 기하면 화를 이길 수 있다.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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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옥균 지음/성균관대학교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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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충 지음, 성기옥 옮김/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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