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철학자의 한마디>/-동양철학-

[동양철학 명언] <임제> 세상을 깨우는 사자후

 

 

 

 

 임제 의현(臨濟 義玄, ? ~ 866)은 중국 당나라의 승려로 속성은 형(邢)씨이고 조주(曺州)의 남화(南華) 출신이다. 황벽산에서 황벽 희운(黃檗 希運) 선사를 만나 불법을 체득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임제종의 조사가 되었다.

 

 그는 경론(經論)을 통해 불법을 주장하는 자들의 잘못된 견해를 타파하고, 선당에 들어가도록 하였다. 사람들을 교화할때 '할(喝)'이라는 고함을 사용하였는데, 몽둥이로 교화하는 덕산 선감(德山 宣鑑) 선사와 쌍벽을 이뤘다. 때문에 선가에서 '덕산봉 임제할'이란 말이 나왔다.

 

 임제에 대한 행장은 그의 제자인 삼성 혜연(三聖 慧然) 선사가 펴낸 『임제어록(臨濟語錄)』에 전해지고 있다.

 

 

 


 

『임제어록』명언

 


 

 

1. 임제선사가 법당에 올라 말했다.

"‘벌거벗은 신체(赤肉團)’에 하나의 ‘무위진인(無位眞人)’이 있어서 항상 그대들의 얼굴에 출입하고 있다. 아직도 이것을 깨닫지 못한 사람은 거듭 살펴보아라.”

 어떤 스님이 나와서 물었다.

“무엇이 ‘무위진인’입니까?”

 임제선사가 법당 아래로 내려와 그 스님의 멱살을 잡고 말했다.

“말해보라! 말해보라!”

그 스님이 무엇인가 말하려고 하자 임제선사는 그를 밀치며 말했다.

“무위진인, 이것이 무슨 마른 똥막대기냐?”

그러고는 임제선사는 자신의 거처로 돌아갔다.

 

 


 

 

2. 임제선사가 법당에 오르자, 한 스님의 물었다.

"무엇이 불법의 대의입니까?"

 임제선사가 불자(拂子, 벌레를 쫒는 도구)들 세워 들었다. 그러자 그 스님이 곧 "할(喝)!"을 하니, 임제선사는 후려쳤다.

 또 다른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불법의 대의입니까?"

 임제선사가 또 불자를 세워 드니 그 스님도 곧 "할!"을 하자, 임제선사도 "할!"을 하였다.

그 스님이 머뭇거리자 임제선사는 곧 후려쳤다.

 그러자 임제선사가 말했다.

"대중들이여! 대저 법을 위해서 사는 사람들은 몸과 목숨 잃는 것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20년 전에 황벽 선사 밑에 있을때 세 번이나 불법의 확실한 대의를 물었다가 세 번이나 몽둥이를 맞았다. 그 때 마치 부드러운 쑥대가지로 쓰다듬어 주는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다시 한 번 그 몽둥이를 맞고 싶구나. 누가 나를 위해 그렇게 해 주겠느냐?"

 그때 한 스님이 대중 가운데에서 나와서 말하였다.

 "제가 해 보겠습니다."

임제선사가 몽둥이를 건네주려고 하고 그 스님은 받으려고 하는데, 임제선사는 곧바로 후려쳤다.

 

 


 

 

3. 임제선사가 단상에 올라 말했다.

"한 사람은 고봉정상에 있어서 몸이 더 나아갈 길이 없고, 한 사람은 네거리에 있으면서 또한 앞뒤 어디든 갈 수가 없다. 어떤 사람이 앞에 있고 어떤 사람이 뒤에 있는가? 유마힐도 되지 말고 부대사도 되지말라! 편히 쉬어라."

 

 


 

 

4. 임제선사가 대중들에게 말했다.

"도를 배우는 이들이여! 정말 중요한 것은 '참되고 바른 견해(眞正見解)'를 구해 천하를 마음대로 다니면서 귀신에게 홀리지 않는 것이다. 일이 없는 사람이 참으로 귀한 사람이다. 다만 억지로 조작하지 마라. 오직 평상의 생활 그대로 하라. 그대들이 밖으로 향하고 옆집을 찾아 헤매면서 방법을 찾아봐야 그르칠 뿐이다. 단지 부처를 구하려 하나 부처란건 이름일 뿐이다."

 

 


 

 

5. (...) "도를 배우는 이들이여! 그대들은 어떤 한 노스님의 설법을 듣고 그것이 참된 도라고 여긴다. 이러한 선지식은 알 수 없다고 하면서 '나는 범부의 마음이니 감히 그 노스님의 뜻을 헤아려 볼 수 없다.'고 한다. 이 눈멀고 어리석은 사람아! 그대들 일생을 이러한 견해에 사로잡혀 멀쩡한 두 눈을 막아버리고 산다. 추워서 벌벌 떠는 모습이 마치 빙판 위를 걸어가는 당나귀 새끼 같구나.

 그리고 말하기를 '나는 감히 선지식을 비방하지 못한다. 입으로 짓는 업이 두렵다.'라고 한다. 도를 배우는 이들이여! 큰 선지식이라야 비로소 부처와 조사를 비방할 수 있고 천하의 선지식들을 옳다 그르다 할 수 있다. 그리고 삼장(三藏-경, 율, 론)의 가르침을 배척할 수도 있으며, 어린애 같은 모든 무리들을 꾸짖을 수 있다. 거슬리고 순종하는 경계 속에서 사람을 찾을수 있다. 그러므로 나는 12년동안 업의 성품을 찾았지만 겨자씨만큼도 찾을 수 없었다.

 만약 새색시 같은 선사라면 절에서 쫒겨나서 밥을 얻어먹지 못할까 두려워 하고 불안해한다. 그러나 예로부터 뛰어난 선배는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믿지않아 쫓겨났다. 그리고 나중에야 비로소 귀한 사람인 줄 알았다. 만약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인정해 준다면, 이런 사람이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한 번의 사자후에 여우의 머리통이 찢어진다."(...)

 

 


 

 

6. 어떤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순간순간의 마음이 다르지 않는 경계'입니까?"

 임제선사가 말했다.

"그대들이 물으려 하는 순간 벌써 달라져 버린 것이니 성품과 형상이 각각 나누어졌다. 도를 배우는 이들이여! 착각하지 말아라. 세간이나 출세간의 모든 법은 다 자성이 없으며, 또한 생멸의 성품도 없다. 그저 허망한 이름뿐이며 그 이름을 쓴 글자도 또한 텅빈 것이다. 그대들은 이처럼 그 부질없는 이름을 진실한 것으로 알고 있으니 매우 잘못 된 것이다."

 

 

 


 

 

7. "도를 배우는 이들이여! 불법에 부합되는 견해를 얻으려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미혹됨을 당하지 말고 안에서나 밖에서나 마주치는 것은 무엇이든지 바로 죽여 버려라.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나한을 만나면 나한을 죽이고 ,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친족을 만나면 친족을 죽여라. 그렇게 한다면 비로소 해탈 하여 사물에 구애되지 않고 자유자재가 될 것이다."

 

 


 

 

8. "여러방면의 학자들이 오면 산승들은 세 가지의 근기(根器)로 그들을 판단한다. 중하근기가 오면 나는 곧 경계만 빼앗고 그 법을 없애지 않는다. 또는 중상근기가 오면 나는 곧 경계와 법을 함께 빼앗는다. 만약 상상의 근기가 오면 나는 곧 경계와 법과 사람을 다 빼앗지 않는다. 만약 격을 벗어난 뛰어난 견해를 가진 사람이 오면 나는 여기서 곧 전체작용을 나타내어 근기를 따지지 않는다."

 

 


 

 

9. 임제선사가 어떤 스님에게 물었다.

"어떤 '할'은 금강역사의 보검과 같고, 어떤 '할'은 땅에 웅크리고 있는 금빛 사자 같으며, 어떤 '할'은 어부가 고기를 찾는 장대와 같고 도둑이 그림자를 드리워보는 풀 같고, 어떤 '할'은 할로서의 작용을 하지 않는다. 그대는 그것을 알고 있는가?"

 그 스님이 머뭇거리자 임제선사는 '할!"을 하였다.

 

 


 

 

10. "불교의 가르침에는 특별히 공부할 곳이 없으니, 다만 평상시 일 없이 똥을 누고 소변을 보며, 옷을 입고 밥을 먹으며, 피곤하면 누워서 쉬는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나를 비웃겠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알아들을 것이다. 옛 사람은 “외부로 치달아서 공부하는 자들은 모두 멍청한 놈들이다”라고 하였다. 너희들이 어느 곳에서나 주인이 된다면 자신이 있는 그 곳이 모두 참되어(수처작주 입처개진, 隨處作主 立處皆眞), 외부대상도 그것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설령 과거의 나쁜 습관과 다섯 가지 커다란 범죄가 있다고 할지라도, 자신이 있는 그곳이 바로 해탈의 커다란 바다가 될 것이다."

 

 


 

-추천도서

 

Ads by 알라딘

 

 

 

임제어록

정성본 지음/

한국선문화연구원

 

 

마음을 버려라 : 임제

오쇼 라즈니쉬 강의,

손민규 옮김/태일출판사

 

 

임제록 강설

무비 지음/불광

 

 

 

 

조당집 2

김월운 옮김/동국역경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