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지] <천강성 36> - 천미성 구문룡 사진

아홉마리 용을 품은 귀공자 

 

 사진은 화주 화흠현 사가촌 출신으로 사가촌장의 외아들이다. 상반신에 아홉 마리 용을 새겨 넣어 구문룡(九紋龍)이라 불리고 시원시원하게 생긴 호남형이며 성격이 호탕하다. 벼슬길은 오르지 않고 오로지 창칼쓰기에만 열을 올렸다. 자식 걱정을 하던 그의 어미는 화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고, 아비인 촌장은 이름난 무술가들을 모셔와 아들을 가르치는 형편이 되었다. 이충의 봉술 제자이며 108호걸 중 제일 처음 등장하는 호걸이다.

 팔십만 금군 창봉교두였던 왕진은 당시, 동경의 건달이었던 고구를 혼내준 적이 있었다. 그러나 고구가 휘종의 사람이 되어 태위에까지 오르자, 왕진은 어미를 모시고 연안부로 피신하였다. 가는 길에 들른 사가촌에서 왕진은 봉쓰기에 열을 올리던 사진을 만났다. 왕진은 사진의 실력을 지적하였고 치기가 발동안 사진은 왕진과 실력을 겨루었으나 패하고 말았다. 사진은 왕진을 스승으로 모시고 십팔반무예를 익혔다. 6개월이 지나, 왕진은 연안부로 떠나고 얼마되지 않아 사진의 아비도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생업을 종들에게 맡기고 무예수련에 열중하였다. 어느날, 소화산의 산적패 두령인 진달이 화흠현을 지나던 중 사진과 대면하게 된다. 사진은 마을 사람들과 도적의 침입을 대비하고 있었고 한 자루 삼첨양인도(三尖兩刃刀)를 들고 진달과 싸워 그를 사로잡았다. 진달이 사로잡혔다는 소식을 들은 다른 두령인 주무와 양춘은 곧바로 사진에게 찾아가 눈물을 흘리고 용서를 구하였다. 사진은 그들의 의기에 감복하여 진달을 풀어주고 잔치를 베풀어 소화산과 자주 왕래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소화산에 다녀오던 머슴 왕사의 실수로 산채의 서신이 사냥꾼 이길의 손에 들어간다. 이길은 곧장 관아에 이 사실을 알렸고, 얼마뒤 소화산 두령들이 사진의 장원에서 잔치를 하던 현장을 포위한다. 사진은 왕사에게 자초지종을 듣고 소화산 두령들과 상의한 뒤, 왕사를 죽이고 장원을 불지른다. 갑작스런 불길이 치솟은 것을 본 관군은 뒤이어 대문을 열고 쏟아져 나온 사진과 소화산 두령들에의해 혼란에 처한다. 혼란속에서 이길을 죽이고 관군을 물리친 사진은 그 길로 일탈의 길을 걷게 된다. 사진은 스승 왕진을 찾기위해 연안부로 떠났고 위주에서 노달, 적송림에서 노지심(=노달)을 만나 와관사 패거리를 물리친다. 결국 스승을 찾지 못한 사진은 소화산의 두령이 된다.

 두령으로 생활하던 어느날, 화주 자사가 화가 왕의의 딸을 빼앗아 신부로 삼았다는 소식을 듣고 홀열단신으로 화주성에 들어갔으나 오히려 붙잡히고 말았다. 이 소식을 들은 노지심 또한 화주성에서 붙잡혔으나 양산박군의 계책에 무사히 구출되어 양산박에 들어가게 되었다. 기병군 팔표기 겸 선봉사 중 한 명으로 진달과 양춘을 부장으로 하여 망탕산에 출정했으나 패하였고, 동평부에선 성 내부로 들어갔으나 사로잡혔다. 관군과의 싸움에선 동관이 이끄는 관군을 물리쳤고 요나라 정벌에서도 활약하였다. 

 방납 토벌때, 흡주 욱령관을 치기 위해 석수, 이충, 설영, 진달, 양춘과 함께 정탐하던 중 적장 방만춘이 쏜 화살에 혼절했다. 다른 장수들이 그를 구해 말에 태워 달아났으나 매복하고 있던 뇌형과 계직의 군사들이 쏜 쇠뇌에 맞아 전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