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모든 고전>/-무문관-
『무문관』[제15칙] 운문 선사 - 동산에게 몽둥이 세 대
수보타이
2014. 2. 26. 16:22
<본칙>
운문 선사에게 동산 선사가 찾아왔을 때, 운문이 물었다.
"어디에서 왔는가?"
동산이 말했다.
"사도(査渡)에서 왔습니다.
"여름에는 어디에서 지냈는가?
"호남의 보자사에서 지냈습니다"
"언제 그 곳을 떠나왔는가?"
"8월 25일입니다."
"너에게 몽둥이 세 방을 내릴 것을 용서하겠다."
이튿날 동산이 운문 선사를 찾아가 물었다.
"어제는 선사께서 몽둥이 세 방을 용서해 주셨지만, 저의 허물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운문 선사가 말했다.
"이 밥통아! 강서, 호남을 그런 식으로 쏘다녔느냐!"
동산은 크게 깨달았다.
<평창>
"운문은 그때 본분의 양식을 주어 동산으로 하여금 살 길을 마련해 주었다. 그래서 집안이 적요함을 면했다. 밤새도록 시비의 바다에 빠뜨리고 날이 밝기를 기다려 다시 설파하자, 동산이 곧 깨달았지만 그래도 똑똑하다고 할 수 없다. 그대들에게 묻겠다. 동산이 몽둥이 세 방을 맞았어야 했겠는가? 만약 맞아야 한다면 산천초목 모두가 방망이를 맞아야 할 것이요, 만약 안 맞아야 한다면 운문이 헛소리를 한 것이 된다. 여기서 사태를 분명히 인지한다면 동산과 더불어 깊은 한숨을 토할 것이라."
<송>
사자가 새끼를 가르치는 비결이라
전날을 의논하러 들어가 깨달았네
살림 없는 동산에게 거듭 펴 계합하게 함이여
앞의 화살이 가볍다면 뒤의 화살은 깊다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