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모든 고전>/-무문관-

『무문관』[제23칙] 혜능 선사 - 선함도 악함도 생각 마라

수보타이 2014. 2. 26. 14:30

 

 

 

<본칙>

 


혜능 선사가 혜명(慧明) 상좌에게 쫒겨 대유령(大庾嶺)에 이르러 혜명 상좌가 뒤쫓아오자 


곧 의발을 바위 위에 던지면서 말했다.

 

"이 의발은 믿음을 표하는 것인데 힘으로 빼앗을 것인가? 그대가 가져가려면 가져가라."

 

혜명 상좌가 의발을 들려고 하였으나 산같이 움직이지 않자 깜짝 놀라 벌벌 떨면서 말하였다.

 

"나는 법을 구하려고 온 것이지 의발 때문에 온 것이 아니니 

원하건데 행자께서 가르쳐 주소서."

 

혜능 선사가 말했다.

 

"선함도 생각지 않고 악함도 생각하지 않을때 

어떤 것이 상좌의 본래면목(本來面目-자신의 본성)인가?

 

혜명 상좌가 말했다.

 

"제가 홍인 선사의 밑에서 대중으로 따랐으나 사실 저의 본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이제 가르침을 받아 깨우치니 사람이 

물을 마시고 나서 차가운 건지 더운 건지를 스스로 아는 것과 같습니다. 

행자께서는 나의 스승이십니다."

 

혜능 선사가 말했다.

 

"그대가 진정 이렇다면 나와 함께 홍인 선사를 스승으로 섬기는 것이니 스스로 잘 보호하시게나."

 

 

 

 


 


<평창>

 

"혜능의 이 일은 몰려서 한 일이고, 지나친 노파심의 결과다. 이를 테면 과일의 껍질을 멋기고 씨를 발라내어 입에 넣어주어 다만 삼키게만 한 것과 같구나."

 

 


 


<송>

 

본 뜻 수없고 그림 그릴 수 없고

찬탄도 미칠수 없으니 낳고 받음 관두시게

본래면목은 감출 수도 없어서

우주가 무너져도 그것은 썩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