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성심 上 - 3>
격양시운
擊壤詩云
평생불작추미사 세상응무절치인
平生不作皺眉事 世上應無切齒人
대명기유전완석 로상행인 구승비
大名豈有鐫頑石 路上行人 口勝碑
「격양시」에 이르기를,
평생에 눈썹 찡그릴 일을 하지 않으면
세상에 이를 갈 원수 같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크게 난 이름을 어찌 뜻없는 돌에 새길 것인가.
길가는 사람의 입이 비석(碑石)보다 낫다.
유사자연향 하필당풍립
有麝自然香 何必當風立
사향(麝香)을 지녔으면 저절로 향기로운데
어찌 반드시 바람이 불어야만 향기가 나겠는가.
有福莫享盡 福盡身貧窮 有勢莫使盡 勢盡寃相逢
유복막향진 복진신빈궁 유세막사진 세진원상봉
福兮常自惜 勢兮常自恭 人生驕與侈 有始多無終
복혜상자석 세혜상자공 인생교여치 유시다무종
복이 있다 해도 다 누리지 말라.
복이 다하면 몸이 빈궁해 질 것이요
권세가 있다 해도 함부로 부리지말라
권세가 다하면 원수와 서로 만난다
복이 있거든 항상 스스로 아끼고 권세가 있거든 항상 스스로 겸손하라
사람에 있어서 교만과 사치는 처음은 있으나 흔히 나중에는 없다.
왕삼정사유명왈
王參政四留銘曰
유유여불진지교 이환조물 유유여불진지록 이환조정
留有餘不盡之巧 以還造物 留有餘不盡之祿 以還朝廷
유유여불진지재 이환백성 유유여불진지복 이환자손
留有餘不盡之財 以還百姓 留有餘不盡之福 以還子孫
왕참정의 「사유명」에 말하기를,
여유 있는 재주를 다 쓰지 않았다가 조물주에 돌려주고
여유있는 복록을 다 쓰지 않았다가 백성에게 돌려주며 여
유있는 복을 다누리지 않았다가 자손에게 돌려준다.
黃金千兩 未爲貴 得人一語勝千金
황금천량 미위귀 득인일어승천김
황금 천량이 귀한 것이 아니고
사람의 좋은 말 한마디 듣는 것이 천금보다 낫다.
교자졸지노 고자낙지모
巧者拙之奴 苦者樂之母
재주 있는 사람은 재주 없는 사람의 종이 되고
괴로움은 즐거움의 근본이 된다.
소선 난감중재 심경 부의독행
小船 難堪重載 深逕 不宜獨行
작은 배는 무겁게 싣는 것을 견디기 어렵고
으스한 길은 혼자 다니기에 좋지 못하다.
황김 미시귀 안락 치전다
黃金 未是貴 安樂 値錢多
황금이 귀한 것이 아니요
편안하고 즐거움이 보다 값 많은 것이다.
재가 부회요빈객 출외 방지소주인
在家 不會邀賓客 出外 方知少主人
집에 손님을 맞아 대접할 줄 모르면
밖에 나가서 다른 집에 손님으로 가 보아야 주인 적은 줄 안다.
빈거 시무상식 부주심산유원친
貧居 市無相識 富住深山有遠親
가난하게 살면 번화한 시장거리에 살아도 서로 아는 사람이 없고
넉넉하게 살면 깊은 산 중에 살아도 먼 데서 찾아오는 친구가 있다.
인의 진종빈처단 세정 편향유전가
人義 盡從貧處斷 世情 便向有錢家
사람의 의리는 다 가난한데서 끊어지고
세상의 인정은 곧 돈 있는 집으로 쏠린다.
녕색무저항 난색비하횡
寧塞無底缸 難塞鼻下橫
차라리 밑 빠진 항아리는 막을지언정
코 아래 가로 놓인 것(입)은 막기 어렵다.
인정 개위군중소
人情 皆爲窘中踈
사람의 정분은 다 군색한 가운데서 성기어 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