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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시] <연융대에서 마상재를 구경하다>

수보타이 2014. 3. 15. 20:50

 


연융대에서 마상재를 구경하다

大駕至鍊戎臺閱武, 觀馬上才有述

 

                                                       

                                                         -정약용

 

 

거센 말 갈기 세우고 바람 가르며 달리니

悍馬奮鬣凌長風


가을 새매 차가운 창공 흐르는 그 형세

勢如秋隼流寒空


길가에서 말 지나길 엿보던 한 병사가

路旁側睨候馬過


번개같이 가로 채어 덥석 뛰어 오르네

橫飛躍上奔簸同


두 팔을 활짝 펴고 말등 위에 우뚝 서니

張臂直立肩峯上


선인 우객이 황학루 높은 난간에 비겨 선 듯

譬如仙人羽客飄颻逈倚黃鶴飛樓中


홀연 몸을 뒤집어 말 허리에 내려 숨어

忽翻身藏骻骼裏


청둥오리 물오리가 출렁이는 물결 따라 유궁으로 잠겨버린 듯

譬如綠鳧花鴨隨波容㵝芴沒沈幽宮


홀연 일어나 안장 위에 가슴 대고 활개 펴니

忽起挿嘴鞍鞁脊


취객에게 차 엎인 바둑판 다리가 허공 향해 뻗은 듯

疑是醉客蹴倒棋盤脚向穹


홀연 허리를 펴고 팔을 들어 휘저으니

忽展腰脂翼偏擧


펄럭이는 깃발이 비스듬히 숲 사이로 지나가는 듯

疑是風旗獵獵偃過林木叢


홀연 쓰러져 죽은 체 비장과 흡사하고

忽僵佯死如飛將


홀연 뛰어 세차게 치는 모습 원공 같네

忽躍奮搏如猿公


척계광이 창출한 십팔기 무예 중에

戚家武藝十八技


이 기예가 우리나라 들어왔다 말하는데

世稱此技輸我東


기마전을 잘 하는 건 말 잘 몰기에 있으니

騎戰之能在善馭

 

말과 한몸 되어야만 유능한 기사고말고

與馬爲一斯良工

 

세상에는 익히면 못 이룰 것이 없나니

世間無物習不就

 

장대놀이 줄타기 모두 잘만 한다네

竿盆蹋索皆成功

 

그러나 전투에선 무기를 써야 되는 법

邇來格鬪仗奇器

 

맨몸으로 부딪쳐선 궁지에 쉽게 몰리리

赤身衝突技易窮

 

아무쪼록 갑옷 입고 긴 창을 사용해야

須穿冷端使長戟

 

비로소 너희들의 재간이 쓸모 있으리

然後汝曹才果雄


 


출전 - 다산시문집 제 1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