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모든 고전>/-육도-

『육도』<무도> 성인의 정치

수보타이 2014. 3. 9. 13:26

성인이 나라를 다스릴 때

 

 

문왕이 태공망에게 물었다.

"성인은 무엇을 지녀야 합니까?"

 

태공망이 말했다.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아끼겠습니까. 만물은 저절로 다 얻어집니다. 또 무엇을 아끼며 무엇을 근심하겠습니까. 만물은 스스로 다 모여듭니다.

 성인이 정치를 베풀지만 그 감화됨을 알지 못하고, 일 년에 사계절이 있으나 그 바뀜을 알지 못합니다. 성인은 이를 지킴으로써 만물이 감화되는 것입니다. 어찌 끝이 있겠습니까. 끝나면 다시 시작되는 것뿐입니다.

 여유 있으면 한가로이 하고, 되불이 하여 이를 얻습니다. 구해서 얻으면 간직하지 않으면 안되고, 간직했으면 실행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실행했으면 세상에 밝혀 자랑하지 말아야 합니다. 대저 천지는 스스로 밝혀 자랑하지 않음으로써 만물이 자라나고, 성인은 스스로 밝혀 자랑하지 않음으로써 능히 그 이름을 나타내는 겁입니다.

 

 옛 성인은 사람을 모아 집을 이루고, 집을 모아 나라를 이루고, 나라를 모아 천하를 이루고, 이를 나누어 현자에게 주어 여러 나라를 이룩했습니다. 이를 대기(大紀)라고 합니다.

 그 정치와 교육을 펴는데 백성의 관습을 따르면 굽혀진 자는 펴지고, 모습이 변화하며, 만국이 통하지 않고, 각각 그 있는 곳을 즐기게 되며, 사람들은 그 윗사람을 사랑합니다. 이를 대정(大定)이라 합니다.

 성인은 이를 조용히 하고자 힘쓰며, 현자는 이를 바르게 하고자 합니다. 어리석은 이는 바로 잡을수 없으니 사람들과 더불어 다투게 됩니다. 윗사람이 수고스러우면 곧 형벌이 성행하고, 형벌이 성행하면 백성이 근심에 빠지고, 백성이 근심에 빠지면 곧 유랑을 하여 나라는 망하게 됩니다. 위 아래의 삼이 불안하며, 대를 이어 그칠줄을 모릅니다. 이를 대실(大失)이라 합니다.

 

 천하의 사람은 물과 같아 이를 막으면 머무르고, 열면 흐르며, 고요하게 하면 맑아집니다. 참으로 신묘합니다. 성인은 그 처음을 보아 끝을 아는 것입니다."

 

문왕이 물었다.

"이를 고요하게 할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태공망이 말했다.

"하늘에는 항상 형태가 있거, 백성에게는 항상 일생이 있습니다. 천하와 더불어 그 삶을 함께 하면 천하는 고요해 집니다. 가장 으뜸은 이를 말미암으며, 그 다음은 이를 교화합니다. 백성을 교화하여 정치에 따르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늘은 하지 않아도 일을 이루며, 백성은 주지 않아도 절로 넉넉해 집니다. 이것이 성인의 덕입니다."

 

문왕이 말했다.

"선생의 말씀은 제가 품은 생각과 합치됩니다. 아침저녁으로 이를 생각하여 잊지 않고 사용해 일상의 법규로 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