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도』<용도> 장수 임명
※ 장수를 임명할 때
무왕이 태공망에게 물었다.
"장수를 임명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태공망이 말했다.
"무릇 나라에 어려움이 있거든 왕은 일상업무를 피하고, 장수를 불러 이에 조서를 내려 지시합니다.
'사직의 편안과 위태는 오로지 장군에게 달려있다. 지금 신하노릇을 하지 않는 나라가 있으니, 장군은 군사를 이끌고 이에 응하라'. 장수가 이미 명령을 받으면 태사가 점칠 것을 영합니다. 재계하기를 사흘동안 하고, 종묘에 가서 신령한 거북을 뚫어 보아 좋은 날을 점쳐 부월(斧鉞-도끼. 군권을 상징하는 무기)를 수여합니다. 왕은 종묘 문을 들어가 서쪽을 향해 서고, 장수는 종묘 문을 들어가 북쪽을 향해 섭니다.
왕이 손수 큰 도끼를 잡아 머리를 쥐고, 장수에게 자루를 주어 말합니다.
'이제부터 위로는 하늘에 이르기까지 장군이 이를 제어하라.'
그리고 작은 도끼를 잡아 자루를 쥐고, 장수에게 그 날을 주어 말합니다.
'이제부터 아래로는 연못에 이르기까지 장군이 이를 제어하라. 그 허함을 보거든 나아가고 그 알참을 보거든 멈출 것이다. 아군이 많다고 적을 가볍게 보지말고, 명령을 받았다고 무겁게 여기고 반드시 목숨을 걸지 말며, 몸이 귀하다고 사람을 낮춰보지 말고, 단독적으로 무리를 어기지 말고, 재간 있는 말을 반드시 옳다 여기지 말 것이다. 병사들이 앉기 전에는 앉지 않고, 병사들이 먹기 전에는 먹지 않으며, 추위와 더위를 반드시 함께 할 것이니 이처럼 하면 병사들은 반드시 죽을 힘을 다할 것이다'
장수가 이 명령을 받았으면 왕에게 절하고 말합니다.
'신이 듣기에 나라는 밖으로부터 다스리면 안 되고, 군사는 안으로부터 제어하면 안되며, 두 마음으로 왕을 섬기면 안되고, 의심된 마음으로 적에 대응하면 안된다고 하였습니다. 신이 이미 명령을 받고 부월의 위력을 받드니, 신은 감히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습니다. 원컨데 왕께서도 역시 한 말씀을 신에게 내려 주십시오. 임금께서 신에게 허락하지 않으시면 신은 감히 장수가 될수 없습니다.'
왕이 이를 허락하면 하직하고 갑니다. 군대의 일에는 왕의 명령을 듣지 않고, 모두 장수에 의해 돌아갑니다. 적과 맞서 싸움을 결정하는데 두 마음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이 된다면 위로는 하늘이 없으며, 아래론 땅이 없으며, 앞에는 적이 없고, 뒤에는 왕이 없습니다.
이런 까닭에 지혜로운 자는 장수를 위해 도모하고, 용감한 자는 장수를 위해 싸웁니다. 기운은 푸른 구름을 뚫고, 빠르기는 치닫는 말과 같아, 군사는 칼날을 접하지 않아도 적이 항복합니다. 싸움을 밖에서 이기고, 공은 안에서 세웁니다. 관리는 자리가 바뀌고, 군사는 상을 받으며, 백성은 매우 기뻐합니다. 장수에게는 허물도 재앙도 없습니다. 이때문에 바람과 비가 떄를 맞추고, 모든 곡식이 풍성히 익고, 사직이 안녕하게 됩니다."
무왕이 말했다.
"정말 좋은 말씀입니다."